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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상위원회 공지사항을 한 곳에서 알려드립니다.

공지사항
소식 영화 개봉 앞두고 별세한 한 독립영화감독의 호소<노컷뉴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4-02-13 조회수 6313

 

세상을 뜨기 전 진행된 특별시사회에 참석해

"김기덕 홍상수 감독도 영화 만들면 2만 3만 언제 드나, 이런 대가들도 이 모양인데 우리 같은 감독들은 오죽하겠냐고요."

"대형할인마트는 일부러 찾아가잖아요. 그런데 영화는 일부러 잘 안 찾아가요."

"한국의 독립예술영화를 사랑해 주시고 그 힘으로 한국독립영화의 또 다른 르네상스를 만들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정말 부탁드립니다."

13일 간암으로 별세한 고(故) 이성규 감독(50)이 세상을 뜨기 24시간 전에 진행된 '시바, 인생을 던져' 특별시사회에서 한 말이다.

이 감독은 지난 11일 자신의 유작이 된 ‘시바, 인생을 던져’ 특별시사회에 참석한지 24시간 만에 영면에 들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독립예술영화를 사랑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평소 소원이었던 관객 꽉 찬 극장 봐”

이외수 작가도 참석한 특별시사회는 이 감독의 평소 소원이었던 ‘관객이 가득 찬 극장에서 영화를 개봉하는 것’을 이뤄주기 위해 감독의 고향 후배인 광고회사 하우즈크리에이티브 이성용 대표가 페이스북에 사연을 올리면서 성사됐다.

CS칼텍스에서 행사 지원 및 버스 대절을, 강원문화재단에서 대관을 지원하면서 ‘한 사람만 모르는 특별 개봉’이 실현됐다.

참가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160석에서 270석으로, 다시 380석으로 상영관을 옮겼다. 결국 500석이 넘는 좌석이 준비됐음에도 티켓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까지 참석하며 현장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오후 7시 이 감독이 휠체어를 타고 상영관에 입장하자 통로까지 가득채운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시바 비행기를 던져”를 외치며 감독을 향한 응원메시지가 적힌 비행기를 날렸다.

이 감독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이렇게 많은 관객들이 자신의 영화를 찾아준 것은 처음”이라며 “잊지 못할 시작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제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감독과 오랫동안 인연이 닿았던 이외수 작가도 이날 상영관을 찾아 “기적이 일어나갈 바란다”고 했다. 이 감독의 영화 ‘오래된 인력거’(2011)의 주인공이자 감독의 오랜 친구인 캘거타의 인력거꾼, 샬림의 인터뷰 영상도 나오면서 이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다.

고 이성규 감독 빈소(영화사 제공)

시바, 인생을 던져는 인도에서 만난 한국 남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성규 감독의 자전적 극영화로 인도로 온 다큐 감독과 한국의 여행자들이 그곳에서 우연히 만나 마음으로 인도와 인생을 다시 보게 되는 이야기다.

이 영화를 제작한 창작집단917과 하우즈크리에이티브는 이 감독의 ‘시바, 인생을 던져’에 대해 별세한 비운의 감독과 그의 유작으로 바라보지 않기를 바랐다.

오히려 한 평생 인도를 사랑하고 독립다큐를 사랑했던 이감독의 열정과 고민이 녹아있는 작품으로 봐주시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 감독은 지난 5월 감암 말기 판정을 받았고 11월말부터 호스피스 병동에서 지냈다. 그는 병원의 권유로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아내와 끌어안은 채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울음을 털었다. 울어서 달라질 건 없다. 일상처럼 웃었다. 이제 우리 가족의 일상에 나의 죽음이 들어왔다. 죽음은 나를 존엄하게 한다. 죽음은 존엄의 동반자다. 아내와 나는 그 죽음을 웃으며 맞이한다. 환영한다.”

다음은 이 감독이 11일 춘천 CGV에서 한 인터뷰 전문이다.

내 생애 잊지 못할 영화 스타트가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생애가 얼마 안 남았다는 게 저한테 닥친 문제예요.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한국의 관객들이 반드시 외국의 예술영화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예술영화 관객들이 한국의 예술영화도 사랑해서 이런 영화들이 계속 순 바퀴를 돌 수 있는 그 힘과 구조를 만들어 줘야 됩니다. 김기덕 감독도 영화를 만들면 2만 3만 언제 드나.

김기덕 감독만이 아니에요. 홍상수 감독도 똑같아 그러면 이런 대가들도 이 모양인데, 우리 같은 감독들은 오죽하겠냐고요.

내 비록 반찬 상에 놔주지 않다 하더라도 불편한 곳에 한국예술영화가 찬상으로 올라간다 하더라도 우리가 대형할인마트에 일부러 찾아가잖아요.

그런데 영화는 일부러 잘 안 찾아가요. 그냥 내 자리에서 일어나서 우리 동네 대형할인마트에서 팔게 되기를 원하죠. 그런데 그 한 사람을 위해서 설치를 하고 영화가 만들어질 순 없어요. 여러분 한국의 독립예술영화 사랑해주십시오.

저는 ‘시바...’만 사랑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의 독립예술영화를 사랑해 주시고 그 힘으로 한국독립영화영화의 또 다른 르네상스를 만들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정말 부탁드립니다.

 

신진아 기자

2013.12.16

출처 : 노컷뉴스 http://www.nocutnews.co.kr/news/115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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